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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산업경영공학과 정광민 교수, 가치 산정 어려워 해외서도 난색…"정부가 보장체계 구축해야"

  • 등록일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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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 사각지대 AIDC

고가 GPU 밀집 사고땐 연쇄손실

데이터·모델 가치 평가도 쉽잖아

美서도 시설 전체 손실 보장 못해

일각선 “정부 재보험 역할 맡아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의 사고 손실을 충분히 보장하기 어려운 것은 장비 파손을 넘어선 연쇄 피해까지 평가해야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통계와 기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중단과 고객 배상, 데이터·학습모델 손실까지 계산해야 해 보험사가 보장 범위와 한도를 정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울산·파주·해남 등에서 대규모 AIDC 건설이 진행되면서 한 시설에 집중되는 자산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해남 국가AI컴퓨팅센터에는 2028년까지 2조 5000억 원이 투입된다. 고가의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전력·냉각설비가 밀집하면서 사고 한 번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시설의 사고 위험에 대비하려는 보험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올해 106억 달러(약 14조 1600억 원)로 추산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관련 보험료 규모가 2030년 242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기존 재산종합보험이 건물과 서버 등 장비의 물적 손해를 보장하지만 AIDC에서 발생한 사고 피해는 단순 복구 비용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냉각시설 고장으로 GPU가 손상되면 이를 사용하던 기업의 서비스도 중단될 수 있고 복구가 늦어질수록 매출 손실과 고객 배상 부담이 불어나게 된다.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가 올해 8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DC 시운전 중 냉각기 균열로 2500만~5000만 달러의 보험금이 청구된 사례가 있다.

김연희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보험사가 자산가치뿐 아니라 사고 가능성과 예상 손실, 복구 기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운영 중단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정교하게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장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데이터·학습모델 손실이 겹치면 피해 규모를 계산하기는 더 복잡해진다. 장비는 교체 비용을 산정할 수 있지만 데이터와 모델은 활용도와 수익성에 따라 가치가 달라 일률적인 평가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이버보험으로 데이터 복구 비용이나 고객 배상 책임을 보장받더라도 데이터·모델 자체의 가치까지 모두 보상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이런 손실이 기존 보험으로 충분히 보장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로펌 모건루이스는 지난해 8월 공개한 AIDC 보험 분석에서 재산보험이 전자적 데이터 손실을 보장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 중단 보장 역시 건물·설비의 물적 손해를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통신·전력 공급 서비스의 중단에 따른 손실이 보장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복합적인 손실이 얼마나 발생할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보험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대형 손실을 재보험사와 나눠 맡으려 해도 이런 불확실성은 남는다. 이는 높은 보험료율이나 제한적인 보장 조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비용을 낮추려 보장을 줄이면 사고 때 보험으로 메우지 못하는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손실을 추산하더라도 그 규모에 맞는 보장 한도를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올해 8월 보험계약 내용이 공개된 메타·블랙록의 미국 텍사스주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은 총사업비가 140억 달러에 달한다. 가동 초기 건물·장비 손상에 대해 보험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4억 5000만 달러로 정해졌다. 시설 전체를 잃는 최악의 사고까지 재산 손실 전액을 메울 보장은 비용 부담으로 확보하지 않았다. 보장 한도를 넘는 손실은 사업자뿐 아니라 자금을 댄 대출 기관에도 위험으로 남는 구조인 것이다.

이런 공백을 줄일 상품을 개발하는 데도 손실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대형 손보사들도 AIDC의 추가 위험을 보장할 상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상품 구성과 보장 조건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정부가 보험사별로 흩어진 사고·손해 정보를 공유하고 예상 손실을 계산할 모형 개발을 지원해 보험료와 보장 조건을 정할 근거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당국이 재보험자로 나서 위험의 일부를 인수하거나 보조금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광민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데이터센터는 기간산업의 인프라로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여러 서비스가 함께 마비될 수 있다”며 “정부는 민간 보험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시장을 만들어야 하며 직접 재보험자 역할을 맡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출처: [서울경제] https://www.sedaily.com/article/20101641?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