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시워크애즈와 엔비티 최대주주 사이의 주식매매계약을 둘러싼 분쟁에서 법원이 캐시워크애즈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 체결 이후 예정된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양측은 종결 실패의 책임과 계약 해제의 정당성을 두고 맞섰고, 결국 주식인도청구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건은 M&A가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금 지급과 담보 해소, 주식 이전, 경영권 인수인계까지 완료돼야 비로소 종결된다는 점을 다시 짚게 한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가 이번 1심 판결을 통해 M&A 거래종결 과정에서 반드시 살펴야 할 계약 조건과 실무적 쟁점을 짚었다. 인수합병(M&A) 거래는 주식매매계약서 등 M&A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그때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계약 체결 후 실사 보완, 관계기관 신고, 자금 조달, 주식 이전과 경영권 인수인계 등을 마쳐야 비로소 거래가 종결된다. 계약은 체결됐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거래가 멈추면 ‘누가 종결을 방해했는지’, ‘종결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를 두고 치열한 분쟁이 벌어진다. 캐시워크애즈와 엔비티 최대주주 사이의 주식인도청구 소송은 이러한 M&A 분쟁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1민사부는 2026년 9월 10일 캐시워크애즈가 박수근 엔비티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인도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했다. 법원은 캐시워크애즈가 잔여 매매대금을 지급하면 박 대표가 자신이 보유한 엔비티 주식 381만9,756주에 설정된 질권을 말소하고 주식을 이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계약은 끝났는데, 거래는 끝나지 않았다
분쟁은 2025년 3월 18일 체결된 주식매매계약에서 시작됐다. 당시 모멘토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캐시워크애즈는 박수근 엔비티 대표가 보유한 엔비티 보통주 381만9,756주를 주당 3,600원, 총 137억5,112만1,6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엔비티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22.5%에 해당한다. 계약 당일 계약금 50억원이 지급됐고, 나머지 87억5,112만1,600원은 2025년 6월 25일 지급할 예정이었다. 매수인인 캐시워크애즈는 캐시워크 운영사 넛지헬스케어가 지분 100%를 보유한 광고기술 회사다. 당시 공시 내용에 따르면 주식 취득 목적은 단순 투자가 아니라 ‘경영권 양수’ 등으로 명시됐다. 따라서 이 거래는 일부 지분에 대한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엔비티 최대주주와 경영권을 변경하는 거래였다. 계약 체결 당시 주당 3,600원은 당일 엔비티 종가 3,045원보다 약 18.2% 높은 가격이었다. 최대주주 지분과 경영권을 함께 취득하는 거래이므로 일정한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계약 이후 엔비티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6년 9월 16일 종가 1,681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상 지분의 단순 시가는 약 64억2,100만원으로, 계약가격 137억5,10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캐시워크애즈는 계약금 반환이나 손해배상이 아니라 주식 이전을 청구했다. 단기적인 주가 차익보다 엔비티의 플랫폼과 경영권에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M&A 거래는 예정됐던 2025년 6월 25일에 종결되지 않았다. 박수근 대표와 엔비티 측은 그 원인이 매수인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매수인이 거래소가 요구한 외부감사보고서, 납세증명서, 회계법인 확인서 등 공시자료를 적시에 제출하지 않았고 실사와 거래종결 협의에도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취득자금 중 25억원의 조달 방법이 자기자금에서 차입금으로 변경된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캐시워크애즈의 설명은 정반대였다. 계약금 50억원을 이미 지급했고 잔금 지급일에 맞춰 필요한 자금도 준비했지만, 대상 주식에 질권이 설정돼 있었기 때문에 거래를 끝내려면 박수근 대표 측이 질권자 명단과 지급계좌를 제공하고 질권 말소에 협조해야 했다는 것이다. 캐시워크애즈는 관련 정보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박 대표가 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계약 해제를 공시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캐시워크애즈는 2025년 6월 27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박 대표 보유 주식의 처분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같은 해 8월 8일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본안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대상 주식을 제3자에게 이전하거나 말소하고 새로운 질권을 설정하는 등의 처분을 할 수 없게 됐다. 이후 제1심 판결이 선고됐고 캐시워크애즈가 승소했다.
거래를 끝내지 못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이번 소송의 제1심 법원은 캐시워크애즈가 2025년 6월 19일 서면으로 잔금 지급 의사를 밝혔고, 6월 24일에는 잔여 매매대금을 초과하는 계좌 잔액을 보유한 점을 인정했다. 매수인에게 거래를 종결할 의사와 자금 능력이 모두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박수근 대표가 거래종결일 지정과 질권 해지 등에 필요한 협조를 하지 않은 채 거래가 예정일까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봤다. 자신이 종결을 방해해 놓고 그 결과를 상대방의 계약 위반으로 돌릴 수 없다는 취지다. 공시자료 제출 문제에 관한 법원의 판단도 중요하다. 재판부는 공시 관련 협조의무를 주식매매계약의 주된 급부가 아니라 부수적 의무로 봤다. 설령 일부 자료 제출이 늦거나 충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고 보기 어렵고, 계약에서 정한 해제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계약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해서 언제나 계약 전체를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반된 의무가 계약의 핵심인지,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계약 목적 자체를 달성할 수 없는지, 계약서가 해당 위반을 해제 사유로 정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특히 M&A 계약에는 실사 협조, 공시자료 제공, 비밀유지, 통지 등 다양한 부수적 의무가 포함된다. 이러한 의무를 모두 동일한 무게로 취급하면 사소한 위반도 거래 전체를 뒤집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법원은 캐시워크애즈가 대상 주식에 설정된 질권의 피담보채무 약 48억원을 각 질권자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약 39억5,000만원을 박 대표에게 지급하는 것과 동시에 박 대표가 질권 말소와 주식의 계좌 간 대체 전자등록 절차를 이행하도록 했다. 여기서 약 48억원은 캐시워크애즈가 지급해야 할 잔금 약 87억5,100만원 중 일부로, 이를 박 대표 대신 질권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구조다. 매수인은 담보가 해소된 주식을 받고, 질권자는 피담보채무를 변제받으며, 매도인은 나머지 대금을 받게 된다. 경영권 주식에 담보가 설정된 거래에서는 이와 같은 동시종결 절차가 핵심이다. 매수인이 먼저 매도인에게 대금을 전부 지급하면 질권이 말소되지 않을 위험이 있고, 반대로 매도인과 질권자가 먼저 담보를 해지하면 대금을 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실제 M&A에서는 종결일에 매수인, 매도인, 질권자와 증권사가 참여해 대금 지급, 채무 상환, 질권 말소, 주식 이전을 정해진 순서에 따라 거의 동시에 처리한다. 이번 사건은 이러한 종결 절차를 계약서에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만큼 실제 종결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필요한 정보와 협조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22.5%의 주식보다 중요한 것, M&A를 끝내는 설계
주식 이전이 완료되면 현재 공개된 지분구조를 전제로 캐시워크애즈가 엔비티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22.5%의 주식을 취득한다고 해서 대표이사와 이사진이 자동으로 교체되는 것은 아니다. 22.5%는 주주가 분산된 상장회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이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보통결의에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필요하다. 이사 해임과 같은 특별결의에는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요구된다. 캐시워크애즈가 다른 주주의 지지 없이 22.5%만으로 모든 인사와 중요 안건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경영권 이전을 위해서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 대량보유 변경 보고, 주주총회 소집, 이사 선임 또는 해임, 이사회에서의 대표이사 선임, 기존 경영진과의 인수인계가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주식매매계약에 기존 이사진의 사임서 제출이나 매수인 추천 이사의 선임 협조 조항이 있다면 전환 속도가 빨라질 수 있지만, 분쟁 상황에서는 협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캐시워크애즈와 엔비티는 모두 이용자의 행동에 보상을 제공하고 이를 광고와 커머스 매출로 연결하는 사업을 한다. 캐시워크애즈는 캐시워크와 넛지헬스케어 계열 앱을 기반으로 광고 트래픽을 제공한다. 엔비티는 애디슨 오퍼월을 통해 네이버웹툰, 네이버시리즈, 네이버페이, 토스, 배달의민족, 카카오T 등 여러 플랫폼에 보상형 광고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엔비티는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55억4,700만원, 영업이익 4억8,200만원을 기록하며 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아직 영업손실이지만, 회사는 2026년 별도 기준 매출 1,079억원과 영업이익 21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넛지헬스케어도 2025년 연결 매출 약 1,18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결합하면 자체 앱 중심의 광고 인벤토리와 외부 플랫폼 중심의 오퍼월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광고주와 매체, 커머스 파트너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광고주와 매체 간 이해상충, 이용자 데이터와 개인정보의 이용 범위, 핵심 인력 이탈, 중복 조직 통합, 소수주주 보호와 계열사 간 거래의 공정성 등은 별도로 검토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캐시워크애즈와 엔비티 최대주주 간 M&A 거래를 둘러싼 분쟁은 계약 체결 이후 실사 보완과 자금 조달, 질권 말소, 주식 이전 등 거래종결 절차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출처: AI 생성형 이미지) 이번 분쟁은 M&A 계약을 작성하고 거래 종결을 진행하는 실무자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준다. 첫째, 거래종결 예정일과 최종 종결기한을 구분해야 한다. 단순한 예정일인지, 그날을 넘기면 즉시 해제할 수 있는 최종기한인지, 당사자 협의로 연장할 수 있는지를 명시해야 한다. 둘째, 종결 선행조건과 협조의무를 구체적으로 나눠야 한다. 공시자료, 자금 증빙, 질권자 정보, 실사자료 중 무엇이 필수 조건이고 무엇이 부수적 협조사항인지, 미이행 시 치유기간(Cure Period)을 줄 것인지까지 규정해야 한다. 셋째, 거래 종결 실패의 책임을 판단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겨야 한다. 잔금 준비를 증명하는 계좌잔액, 지급 의사 통지, 질권자 정보 요청, 종결회의 제안과 상대방의 답변이 모두 소송에서 중요한 증거가 된다. 넷째, 해제 사유와 계약금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계약금이 단순 선급금인지, 해약금인지, 손해배상액의 예정 또는 위약벌인지에 따라 계약 해제 후 처리 결과가 달라진다. 단순히 ‘중대한 계약 위반’이라는 추상적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떠한 위반이 즉시 해제를 가능하게 하고, 어떠한 위반은 통지와 보완기간을 거쳐야 하는지 정해야 한다. M&A 분쟁에서 법원은 계약서 문구만 보지 않는다. 누가 실제로 거래를 끝낼 준비를 했는지, 누가 필요한 협조를 요청했고 거부했는지, 당사자들이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성실하게 행동했는지를 함께 본다. 캐시워크애즈는 1심에서 중요한 고지를 차지했다. 그러나 아직 항소, 잔금 지급, 질권 말소, 전자등록 이전, 최대주주 변경과 지배구조 전환 등 복잡한 실무적 과정이 남아 있다. 상대방이 항소할 경우 항소심에서도 치열한 법적 다툼이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좋은 M&A 계약은 거래가 순조로울 때보다 관계가 틀어졌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M&A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인한 계약을 끝까지 종결할 수 있도록 절차와 책임을 설계하는 일이다. 안희철 대표변호사는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세무사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법무법인 디엘지(DLG) 대표변호사 겸 정책센터장을 맡아 스타트업 투자, 기업금융, M&A, AI·데이터 분야를 중심으로 자문하고 있으며, 포스텍 겸임교수와 한국엔젤투자협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스타트업 법률가이드 3.0』, 『투자계약서 가이드북』, 『M&A 법률바이블』등이 있다.
출처: [벤처스퀘어] https://www.venturesquare.net/1115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