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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영공학과 정우성 교수, 첨단기술로 무장해야 ‘포스트 코로나 패권’ 거머쥔다(21.10.28)
미국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지난해 3월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세계는 코로나 이후(AC·After corona)와 이전(BC·Before Corona)으로 나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였던 당시만 해도 이 표현이 과장됐다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프리드먼의 말처럼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은 전 세계인의 삶과 경제·사회·정치 등 모든 분야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직장은 재택근무, 학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면서 노트북·스마트폰·TV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온라인 쇼핑과 플랫폼 산업의 급성장으로 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전례없이 치솟았다. 반면 여행·호텔과 오프라인 유통업, 소상공인들은 생존의 위기를 경험해야 했다.
각계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이 붕괴하고, 완전히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기업을 둘러싼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각 기업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근무 체계와 업무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또 전 세계 각국이 앞다퉈 탄소 중립 선언에 동참하면서 에너지·중공업·자동차 산업은 물론 첨단 테크 기업들까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기업들도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 신사업 개척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어떤 변화의 흐름에도 첨단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가 미래 산업의 패권을 거머쥔다는 진리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기술로 미래 시장 개척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래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 시장에서 전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시스템 반도체를 바이오와 함께 회사의 핵심 미래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2030년까지 대만 TSMC를 넘어서 메모리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모두에서 세계 1위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2위 입지를 다진 SK하이닉스도 차세대 공정을 도입하고 비(非)메모리 분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로봇·인공지능에 도전하는 기업들도 있다. LG전자가 출시한 로봇 ‘LG 클로이 가이드봇’은 코엑스와 박물관 등에서 고객을 안내하고 보안 업무를 수행한다. LG전자는 바리스타 로봇,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등도 선보이면서 로봇과 함께하는 ‘위드 로봇’ 시대에 앞장서고 있다. 네이버는 클라우드와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로봇을 연말 제2사옥에 투입할 계획이다. 클라우드가 로봇의 두뇌 역할을 대신하게 하면서 로봇 제작 비용을 낮춰 누구나 로봇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업무용 협업툴 카카오워크에 AI와 검색 기술력을 쏟아부었다. 출시 1년 만에 16만 곳의 기업·단체 고객을 유치했고, 교육계에도 확산되고 있다.
LS일렉트릭의 청주 스마트 공장은 최근 세계경제포럼의 ‘세계등대공장’에 선정됐다. 사물인터넷(IoT), AI 등을 적극 활용하면서 생산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고 100만개당 100개였던 불량품이 4~5개까지 감소했다. LG유플러스도 끊김없는 통신기술을 활용해 LG전자 창원사업장과 한국바스프 등의 생산 현장을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시켰다. 통신 업체들은 성장세가 정체된 이동통신 시장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출시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서비스 ‘이프랜드’는 3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350만명을 넘어섰다. KT는 로봇과 인공지능 콜센터 등에 투자하는 한편, 미래 통신 기술인 양자 암호통신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게임·제약사도 글로벌 시장 정조준
올해 국내 게임 업체들은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신작 흥행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들은 인공지능과 모션캡처, 빅데이터 분석, 번역 등 기술 개발에 투자하며 첨단 테크 기업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은 AI 기반 음성 명령 기술로 ‘말로 하는 게임’을 구현했고 엔씨소프트는 전 세계 누구나 언어장벽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실시간 AI 번역 기술’을 개발했다. 펄어비스는 자체 게임 엔진을 활용해 한국 게임회사의 불모지인 콘솔 게임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해 R&D 비용을 대폭 늘리고 조직을 개편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겠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과 생산을 맡으며 글로벌 전진 기지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코로나 mRNA 백신에 대한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백신뿐 아니라 GSK, 일라이릴리의 코로나 항체 치료제 위탁생산도 맡았다. 셀트리온은 코로나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해 환자들에게 투약 중이고, 지난 9월 국내 식약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받았다. 종근당은 지난 4월 코로나 치료제 ‘나파벨탄’의 임상 3상을 승인받고 중증 환자 6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