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신년기획 미래산업 현장을 가다 ② ◆
2012년 구글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포함한 8개의 로봇 회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로봇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구글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산업계는 "로봇 시장에서 아이폰과 같은 혁명적인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2016년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비롯한 일부 회사를 매각했다. 상용화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구글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매각하고 5년이 지났다. 업계는 지금 로봇의 위상이 5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로봇 기술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로봇 투자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와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2017년 245억달러(약 27조원)에서 지난해 444억달러(약 52조원)로 성장했다. 2030년에는 2600억달러(약 308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 현대로보틱스와 한화정밀기계 등이 산업용 로봇을 주로 개발하며 로봇 시장을 이끌어왔다. 다만 이들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 미만으로 아직 미국, 독일 등 선진국과는 기술 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12일 조직 개편을 통해 로봇 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켰다. 애플을 비롯해 메타, GM 역시 잇달아 자사가 개발한 로봇을 공개하거나 투자 계획을 밝히며 시장 진출을 알리고 있다.
상용화된 로봇 제품도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첵스(CEX)'와 '벡스(VEX)'는 현재 국내 기아 공장 일부 공정에서 적용되고 있다. 유범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단 책임연구원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로봇 기술은 '눈이 즐거운 기술'이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로봇이 인간을 위해 실제적인 일을 해내야만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LG전자 등이 지능형 로봇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로봇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위상 또한 빠르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출처: 매일경제(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1/12/1210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