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기도 용인시 풍덕천동 '첨단차' 사무실 앞. 빨간 경차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차량 앞쪽에 부착된 센서, 카메라 8대가 붙어 있었다. 한민홍 전 고려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20여 년 전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였다. 그는 여전히 이 자동차로 출퇴근한다.한 교수는 자율주행 연구 분야 선구자다. 그는 1980년대 미국 텍사스 A&M 주립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자율주행 잠수정 개발에 참여하며 인공지능(AI)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국방 기업과 협업하며 미국 시민권도 얻었지만, 돌연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986년 설립된 POSTECH(포항공과대학교)에서 국가를 위해 연구해달라며 한 교수를 영입한 배경 때문이었다. 한 교수는 1988년부터 1991년까지 POSTECH에서 연구를 이어오다가 1991년 고려대로 자리를 옮겼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분야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1993년 도심 자율주행, 1995년 빗길 고속도로 100km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야간 주행까지 성공한 것이다. 2010년 후반에 들어서야 테슬라, 알파벳 등에서 자율주행을 본격 실현한 점을 보면 무려 25년 앞서 있던 기술이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선도 연구에 대한 지원은 열악했고, '기술을 사 오면 된다'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자율주행 전문기업 첨단차를 세우며 고군분투했지만, 기술 개발은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그는 한계에 주저앉지 않고 전진하고 또 전진했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율주행 연구를 지속했다. 그 결과 전자 지도(네비게이션), 졸음운전 방지용 안경, 드론 등을 개발해왔다. 한 교수는 현재 80세인데도 여전히 현역이다. 자율주행 기업의 자문 역할을 하며 기술 상용화에 기여하고 있다.그는 여전히 컴퓨터 코딩부터 자율주행에 필요한 연구를 직접한다. 나이가 들어 청각이 나빠진 걸 제외하면 논리, 추론 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는 80세까지 현역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하고 싶은 연구와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적 문제에 접점을 찾은 것이라고도 했다. 시대를 앞서 갔던 한민홍 전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이하 생략)
출처: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92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