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수술 안전성․성공률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가상 수술 시스템 ‘닥터 리버’ 개발
POSTECH․전북대 공동…국내 최초, 임상 활용 중
복잡한 간의 해부학적 정보를 신속․정확히 제공하여 수술 안전성과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인간공학설계기술연구실(책임자 : 유희천 교수)과 전북대 감담췌이식외과(연구책임자 : 조백환 교수, 공동연구원 : 유희철 교수)에서는 국내 최초로 일반 외과 의사들이 간 수술 시 활용할 수 있는 ‘가상 수술 시스템’(일명 ‘닥터 리버, Dr. Liver)을 공동 개발했다<그림 1>.
‘닥터 리버’는 임상에서 의사에게 CT 영상을 기반으로 간 용적, 간 혈관 구조, 종양의 위치 및 크기, 종양 부위의 간 구역 정보 등 간 수술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의 상태를 효과적으로 분석․진단하고 최적의 수술을 계획할 수 있게 도와준다<그림 2>.
또한, ‘닥터 리버’는 ‘간 추출→간혈관 추출→종양 진단→간 구획화→수술계획’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수술 전 과정을 의사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설계되었다. 특히 정확한 간 용적 정보를 산출(오차범위 3% 이내)할 수 있고, 복잡한 간 해부학적 정보를 빠른 시간 내(30분 이내)에 분석․제공할 수 있어 시간을 다투는 임상 현장에서 크게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환자의 상태를 분석․진단하기 위해 CT 또는 MRI 영상을 사용하여 3차원으로 장기 또는 골격 구조를 시각화 해주는 가상수술시스템(Virtual Surgery System, VSS)들이 IT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19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의사가 VSS를 활용하면 환자의 병소(病巢)를 정확히 진단하고 관련 해부학적 정보를 파악하여 합리적인 수술방향과 계획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범용 VSS들은 간 수술에 필요한 여러 정보를 분석하는 특화된 기능들을 제공하지 않아 간 용적 산출에만도 30분 정도의 상당한 수작업 시간이 소요되고(닥터 리버의 경우 반자동으로 5분 이내), 간 혈관들에 대한 고급 정보 분석은 불가능해서 의사들은 단지 시각화된 CT영상만을 참고하고 있다.
간에 특화되어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시스템인 독일 메비스(MeVis Medical Solutions AG)사의 리버 어낼라이저(LiverAnalyzer)는 원격 서비스로 분석 결과만을 제공하며 판매되지 않고 있다. 원격 서비스는 CT영상 제공 후 2일 정도 걸리며, 요금은 회당 100만원(1일 이내 제공 시 급행료 추가)이나 된다. 이 때문에 고가의 요금 부담과 함께 시급을 다투는 환자의 경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에 비해 닥터 리버는 저가(라이선스 당 1,000만원)로 병원에 공급되고 있으며, 20분 내외에 환자의 간 정보를 분석하여 CT 영상 위에 중첩되어 제시되는 분석 결과 영상을 보며 의사는 안전하고 합리적인 간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유희천 교수는 “Dr. Liver는 간수술에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추출할 수 있도록 특화된 기능들이 구현되었으며, 사용자인 의사가 용이하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도록 인간공학적으로 설계되었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임상 현장에서 어느 정도 정착되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처음으로 간 절제술(1959년)과 간 이식 수술(1988년)이 시행된 이후 간 절제술과 이식 수술 건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최근 3년간 연평균 증가율 15.2%).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의 통계에 의하면 2009년 국내에서 이루어진 간 절제술은 총 5,680건, 간 이식수술은 1,020건, 그리고 간 이식 대기자의 수는 3,501명에 달한다<그림 3>. 국내 간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5.8명으로 미국 3.8명, 일본 13명에 비해 현저히 높으며, OECD회원 국가 중 가장 높다.
이 시스템은 2009년 4월부터 시작하여 총 3년 6개월 만에 개발 완료되었으며, 지난 3월 포스텍에서 개최된 제7차 간해부 워크숍에서 시연되었다<그림 4>. 이 시스템에 구현된 새로운 발명들은 국내 출원 중이며, 11월 29일 COEX에서 개최되는 2012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에서 동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이 특허대전의 동상은 (등록이 아닌) 출원 중인 발명품이 받을 수 있는 최고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