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한 독서광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를 비롯해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구글의 지주 회사인 알파벳의 CEO 래리 페이지,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 등 세계 최고의 경영인들은 그동안 여러 과학책을 추천한 바 있다.
그렇다면 경영인들은 왜 과학책을 읽을까? 우리는 흔히 인문, 사회, 경제, 정치를 현대인의 필수 교양이자 상식이라고 여기며 과학은 해당 업계에 종사하거나 흥미와 관심이 많은 사람들만의 영역으로 치부하지만 빌 게이츠를 비롯한 최고의 경영인들에게는 그 반대다. 그들은 과학 지식과 그로부터 얻은 통찰력은 수많은 이해관계와 상이한 생각들이 부딪치는 경영의 현장에서 객관적인 판단과 현명한 결정을 내릴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학창 시절 생명과학을 전공하며 과학자를 꿈꾸었지만 현재는 전문 경영 컨설턴트의 길을 걷고 있는 인사 및 전략 전문 컨설팅 회사 인퓨처컨설팅의 대표인 유정식 저자 또한 마찬가지다. 저자는 과학에 대한 지식이 경영 컨설팅 일을 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수리적 감각과 과학의 원리를 기업과 조직에 적용해서 생각하면, 복잡하게만 여겨졌던 경영의 문제를 의외로 단순하게 이해하거나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명한 리더는 과학적 통찰력으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당신이 중국 시장 진출 여부를 결정해야 할 CEO라고 가정해 보자. “14억 인구 중에서 1퍼센트만 차지해도 대박!”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보고받았다면 ‘고작 1퍼센트’를 차지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을 테니 중국 진출을 서둘러야 할까?
이렇게 판단했다면 당신은 리더로서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른 것이다. 영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앤디 브라이스의 연구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1퍼센트를 달성하려면 1000개의 기업 중 매출 순위가 13위는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본문 19쪽) 예상보다 치열한 경쟁에 놀랐는가? 그렇다면 다음 문제도 고민해 보자.
‘1, 2, 3, 4, 5, 6’과 ‘2, 16, 21, 24, 33, 42’이라는 숫자 조합 중에서 어떤 것이 로또 당첨 번호로 나올 가능성이 높을까? 두 조합은 어디까지나 각각의 사건이기 때문에 추첨될 확률도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전자를 부자연스러운 ‘우연의 일치’로 여기고 후자보다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판단한다.
뇌 과학자 빌라야누르 S. 라마찬드란은 이러한 착각이 ‘우연의 일치’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혐오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본문 97쪽) 비즈니스의 세계 곳곳에는 이런 수학적 오류와 통계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리더의 객관적 분석과 냉철한 판단을 방해한다. 이 책은 리더가 현명한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학적 통찰력을 제공한다.
조직이 위험과 난관에 봉착했을 때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큰가시고기의 생태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큰가시고기는 포식자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무리를 지어 다닌다. 그런데 앞에 포식자가 나타나면 무리 중 한 마리가 위험을 무릅쓰고 앞으로 나선다.
그러면 이어서 다른 개체들도 나서게 되고 결국 포식자에게 맞서는 형국을 만든다. 이때 앞으로 나서는 행위는 큰가시고기의 세계에서 일종의 ‘설득 행동’이다.(본문 52쪽) 그리고 이 설득 행동은 인간 사회의 리더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리더가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 그를 따르는 구성원이 적으면 공허한 외침으로 그치기 때문이다.
저자 유정식은 경영 작가. 인퓨처컨설팅 대표. 경다방 대표.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기아자동차와 LG CNS를 거쳐 글로벌 컨설팅 사인 아더앤더슨과 왓슨와이어트에서 전략 및 인사 전문 컨설턴트로 경력을 쌓았다.
인퓨처컨설팅을 설립하여 시나리오 플래닝, HR 전략, 경영 전략, 리더십 등을 주제로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블로그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을 운영 중이고, 경영 전문 주간지 《주간 유정식》과 경영 유튜브 《일간 유정식》을 발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의 첫 경영어 수업』, 『착각하는 CEO』, 『빌 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 『전략가의 시나리오』, 『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순서파괴』,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피터 드러커의 최고의 질문』, 『에어비앤비 스토리』, 『디맨드』 등이 있다.
출처 : 한국강사신문(http://www.lecturer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7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