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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산업경영공학과 신민석 교수, 데이터로 읽는 금융의 질서

  • 등록일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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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민석 /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최근 정보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경제·경영·통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는 거래마다 발생하는 고빈도 데이터(예시-그림 1)가 대규모로 축적된다. 이런 데이터는 분·초, 심지어 틱(Tick) 단위로 발생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일·주·월 단위의 저빈도 데이터에 비해 월등히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림 1. 초 단위로 변화하는 비트코인 고빈도 가격 데이터


금융 시장의 데이터화와 함께 통계·경제·인공지능이 융합된 해석 중심 모델링이 부상하다

금융시장의 구조적 변화뿐 아니라 팬데믹 이후의 불확실성과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은 데이터 환경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과거에는 전문가의 직관이나 경험이 금융 의사결정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량적 판단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데이터는 더 이상 보조적 참고 자료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필수 언어가 됐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데이터 사이언스가 있다. 그러나 데이터는 단순히 많이 모은다고 가치가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금융 데이터처럼 고빈도·고차원의 특성이 있는 데이터는 잡음(Noise)이 많고, 기존의 통계적 접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데이터는 그 자체로 불안정하며, 때로는 진실보다 왜곡된 신호를 더 강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단순한 통계적 계산을 넘어 △수학적 모델링 △통계학 △경제학적 해석을 결합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배경에서 금융 빅데이터 분석(Financial Big Data Analysis)은 각 자산의 위험을 정량적으로 추정하고 시장의 공통된 움직임을 파악하는 연구로 발전하고 있다. 수많은 종목의 주가와 요인(Factor)을 동시에 고려해 위험 구조를 해석하거나, 고차원 회귀(High-dimensional Regression) 기법을 통해 시계열 (Time Series) 데이터의 변화를 모형화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최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AI가 사람보다 금융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자주 등장하지만, 단순 예측 정확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금융 데이터의 세계에서는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해석 가능성(Interpretability)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예측이 잘 되는 모델’이 아니라, 그 ‘결과의 근거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 주식시장을 예로 들면, 기업의 주가 변동에는 △금리 △환율 △유가 △투자 심리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다. 이를 단일 변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시계열 데이터 분석과 고차원 추정 기법을 결합해 이런 요인 간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시장의 집단적 위험이나 산업 간 상호 의존 구조를 규명하고, 금융 안정성에 이바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빈도 데이터를 활용하면 시장 충격이 발생했을 때 어떤 산업군이 가장 먼저 영향받는지, 혹은 특정 자산이 전체 시장의 불안정성을 얼마나 증폭시키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희소 추정(Sparse Estimation) △LASSO 기반 회귀 △요인(Factor) 분석 등 고차원 통계 기법은 이런 연구의 핵심 도구로 사용된다. 이는 단순 예측을 넘어 위험 구조 이해와 금융 시스템 안정성 진단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데이터 중심 분석의 심화, 호가창을 통해 시장의 미시적 역학을 정량적으로 해석하다

또한 최근에는 가격과 거래량뿐 아니라 호가창(Order Book)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의 미시 구조와 역학(Market Dynamics)을 분석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호가창은 매수·매도 주문이 실시간으로 쌓이는 공간(예시-그림 2)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의사결정이 가장 먼저 반영되는 곳이다.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면 △거래량 불균형 △유동성 충격 △스프레드 확장 등 미세한 시장의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몇 초 내의 대량 주문이 이후 가격 변동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알고리즘 매매자들이 서로의 전략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림 2. 비트코인 호가창 예시. 매수·매도 주문이 실시간으로 쌓이며, 시장의 유동성과 참여자의 심리가 이 구조 속에 반영된다


데이터 기반 금융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불확실성 속 질서를 읽어내고, 데이터 분석을 인간의 통찰과 융합하려는 도전이다

데이터 기반 금융 연구는 단순 수익 극대화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정량화하고 위험을 관리하며, 궁극적으로는 더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한 시도다. 그러나 현실의 금융시장은 완벽히 예측할 수 있는 모형과 거리가 멀다. △정보의 비대칭성 △투자자 심리 △정책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계적 추론뿐 아니라 경제적 직관, 그리고 데이터에 내재한 불확실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나아가 인공지능의 발전은 금융 연구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어떤 모델도 세상의 모든 불확실성을 완벽히 설명할 수는 없다. 데이터는 과거의 기록을 기반으로 하지만, 금융시장은 △제도 변화 △투자 심리 △정책 충격 등 예측 불가능한 요인에 의해 끊임없이 진화한다. 인공지능은 복잡한 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 결과를 해석하고 맥락을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모델의 정교함뿐 아니라 그 결과를 이해하고 책임지는 분석가의 통찰이 더욱 중요해진다.

복잡한 데이터 안에는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질서가 숨어 있다. 그 질서를 수학적으로 해석하고 실질적인 금융 의사결정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연구자의 역할이다. 점차 금융은 더욱 빠르고 복잡해질 것이다. △주식 △암호화폐 △실물경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얽히는 시대에서, 데이터를 읽는 능력은 단순 기술이 아니라 생존의 언어가 될 것이다.‘데이터로 읽는 금융의 질서’는 단지 한 연구자의 주제가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모든 시장 참여자의 도전이기도 하다.

출처: [포항공대신문] https://times.postech.ac.kr/news/articleView.html?idxno=23860